마이크로소프트가 9월13일(금) 미국 환경보호위원회(EPA :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와 버추얼어스(Virtual Earth) 플랫폼을 사용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내부 용도 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용 응용프로그램에도 사용할수 있답니다. 자세한 소식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고요, 보도자료는 여기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아래는 Bloomberg 통신의 방송인데요, 방송을 직접 녹화했는지 잡음까지 섞여 있네요.
Video: Bloomberg Coverage of Virtual Earth & EPA Announce
중요한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EPA의 시설물 등록체계(Facility Registry System) 관리자인 Pat Garvey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웹기반 버추얼어스를 선택하기 전에는 비싸고 복잡한 데스크탑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고객들에게 일관성있고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버추얼어스를 사용하면 그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버추얼어스의뛰어난 성능과 영상으로 인해 우리는 핵심적인 환경자료와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라고 전합니다.
이 소식에서 중요한 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Pat는 EPA에서 버추얼어스를 선택한 이유로, 다른 매핑프로그램에 비해, 정확한 주소찾기, 고해상도 항공사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ESRI 제품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 웹서비스 모델, 개발시간 단축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며, 이미 내부용 응용프로그램은 개발에 착수했고, 외부 서비스는 4-6주 이내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먼저, 버추얼어스가 구글어스에게 한방 먹였다는 것입니다. 제가 예전에도 버추얼어스의 기술력이 구글어스보다 앞선다는 글은 몇 번 올렸지만(버추얼어스와 뉴스, 버추얼어스 독일전역 영상지도 완성등) 사실 구글어스에 비해 성능도 뛰어나고, 45도 각도로 촬영한 BirdView 영상을 제공한다는 점은 현재로서는 구글어스가 따라올 수 없습니다.
또한, 일부 도시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버추얼어스는 3차원 모델을 직접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관에서 제작하는 3D 모델이나, 사용자들이 간간히 올려주는 것 만으로는 버추얼어스를 따라 갈 수 없고요.(그래서 구글에서 ImagingAmerica를 인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EPA건에서의 버추얼어스의 승리는 당연히 기술력의 승리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정부기관에서 민간이 제작한 토탈 시스템을 채용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만 구매한 뒤 모든 자료를 직접 구입 또는 제작해서 내부 용도로도 사용하고 외부로 서비스해왔습니다. 그런데, 버추얼어스나 구글어스의 경우 개발환경 뿐만 아니라 자료까지 공급하고 있습니다.
사실 자료를 제작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전체에 대해 위아(주)에서 공급하고 있는 1m 짜리 IKONOS 고해상도 영상을 구매하려면 대략 몇 10억 정도가 소요되고, 내비게이션 회사에서 매년 지도 업데이트만을 위해 20-30억씩 투자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버추얼어스나 구글어스를 사용할 경우, 일정액의 사용료만 지불하면 고해상도 영상 및 지도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자료를 생산하는데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자기 기관 고유의 자료만 생산하고 배포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효율이 올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버추얼어스나 구글어스의 경우 웹2.0의 개념인 API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질 수 있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버추얼어스나 구글어스에서 위성영상/도로지도/정사영상/3D모델을 모두 제공한다면, 당연히 현재와 같은 지도제작/GIS 환경보다 버추얼어스나 구글어스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정부기관이 버추얼어스나 구글어스를 사용하기는 여전히 꺼림찍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 세금으로 제작한 자료를 다국적 거대기업에게 공짜로 제공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아시는 것처럼, 구글이나 MS는 지도 서비스를 광고로 연결시킬 예정이므로 더욱 자료제공을 쉽게 결정할 수 없겠죠.
그러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구글어스나 버추얼어스라는 훨씬 지명도가 높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국가의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정부에서 이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해 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을 하고 있지만, 어떤 길이 정말로 더 나은 길인지는 쉽게 판단이 내려지지 않네요.
민, 푸른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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